세인고등학교 로고이미지

자료실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스크랩)(정보)사건의 감정이 뇌에 남긴 상흔 '트라우마'
작성자 구민경 등록일 17.05.22 조회수 369

사건의 감정이 뇌에 남긴 상흔 '트라우마'

 

 


	트라우마 사례
트라우마 사례
위 세 가지 사례는 심각한 사건일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신이 직접 겪은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이 겪은 것을 지켜보는 처지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트라우마다. 트라우마란 성폭행, 재난, 전쟁 등 크고 끔찍한 사건을 겪었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사건을 직접 겪든 아니든, 사건이 크든 작든 인간이 겪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트라우마
트라우마(사진=헬스조선DB)

트라우마, 사건의 규모와 무관하다

트라우마의 유형은 다양하다. 가족이나 친한 지인의 죽음, 성폭행, 세월호사건, 전쟁같이 끔찍하고 규모가 큰 사건·상황부터 김씨처럼 미디어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한 일, 단순히 친구에게 놀림을 받던 일, 집을 떠나 처음으로 유치원에 가던 일, 물에 빠지던 일, 모두의 앞에서 상사에게 무시당한 일 등 일상 속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모두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트라우마의 사전적 의미는 ‘외상(外傷)’이다. 그리스어 Traumat(상처)에서 기원했다.

정신건강의학이나 심리학에서는 ‘마음에 깊이 상처를 입힌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가리킨다. 사건의 크기에 따라 전쟁·성폭행 등은 ‘큰 트라우마’, 일상 속 사소한 행동·말은 ‘작은트라우마’로 나눈다. 모든 일이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이유는, 트라우마가되는 데 중요한 요인이 사건의 크기·심각성보다는 이를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개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경험하든 당시 불안·좌절·공포·두려움 등을 크게 느끼면 사건에 느낌을 덧입혀 뇌와 마음에 트라우마로 자리한다. 위 사례 같은 일을 겪었다고 모두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는다. 물에 빠졌을 때 바닥에 발이나 손을짚고 ‘수심이 얕구나’라고 여겨 안심하면 이는 트라우마가 되지 않는다. 만화<도라에몽>을 보고 누구나 앞서 소개한 [사례2]의 유군처럼 주머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같은 일을 겪어도 불안·공포 등을 크게 느낀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일상의 한순간인 것이다.


트라우마는 ‘본능·무의식’ 관장하는 뇌 부위에 저장

20여 년 전만 해도 트라우마는 심리학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라우마가 생길 때의 뇌 활동, 트라우마가 치료되기 전후의 뇌 변화 등이 생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제까지 밝혀진바에 의하면, 트라우마는 뇌의 편도와 강하게 연관돼 있다.

뇌 안쪽 변연계의 편도와 해마는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를 협업해 처리하고 저장한다. 편도는 ‘무의식’, 해마는 ‘의식’과 연관된 반응과 기억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지렁이를 보고 뱀인 줄 알고 본능적으로 화들짝 놀라는 것은 편도의 반응이다. 놀란 뒤에 ‘뱀이 아니고 지렁이네, 진정하자’라고 인식해 반응하는 것은 해마의 작용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과 당시 감정을 편도와 해마가 각각 나눠 저장한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사건이 생기면 이 협업 시스템이 붕괴된다. 불안·공포를 크게 느껴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급증한다. 완화·안정을 담당하는 세로토닌은 감소한다. 이로 인해 편도는 평소보다 과하게 활성되고, 해마는 억압된다. 해마의 역할이 적어지면서 기억 저장 시스템이 닫히고, 트라우마의 대부분은 편도에 저장된다.

편도에 저장된 트라우마는 정서, 신체 감각, 이미지 등으로 조각조각 분리된다. 이후 살아가면서 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조그마한 단서에도 편도의 기억이 밖으로 인출된다. 트라우마 사건 자체는 일회성으로 지나가지만 시간이 흐른 뒤 비슷한 상황이 닥치거나 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빛·냄새·소리·사람 등이 있으면 그때 감정이 똑같이 되살아나게 된다. 캄캄한 화장실에 혼자 1시간 동안 갇힌 경험을 한 사람이 불 꺼진 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평소에는 외부 자극이 뇌에 들어오면 본능을 담당하는 편도와 이성을 담당하는 해마가 협업해서 자극을 처리하고 나눠 저장한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생기면 편도만 일방적으로 활성화됐다가 비슷하 상황이 닥치면 분노·공포의 기억으로 재연된다.
평소에는 외부 자극이 뇌에 들어오면 본능을 담당하는 편도와 이성을 담당하는 해마가 협업해서 자극을 처리하고 나눠 저장한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생기면 편도만 일방적으로 활성화됐다가 비슷하 상황이 닥치면 분노·공포의 기억으로 재연된다.(사진=헬스조선DB)

트라우마의 다양한 후유증

트라우마로 인한 후유증은 다양하다.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정신질환부터 승강기 탈 때 느끼는 불안감, 당근 냄새를 맡으면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 무기력함·집중력 감퇴·불쾌감 같은 일상 속 불편함까지 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트라우마 후유증 중 하나는 ‘과민 반응’이다. 대학생 하모(21)씨는 자신이 다니는 대학이 언덕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언덕 오르내릴 때 힘들겠네” 한 말에 “그래, 나 산골짜기에 있는 안 좋은 학교 다닌다”며 흥분했다. 하씨는 중학생 때 잘사는 집안의 친구에게 경제력으로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

‘불신’도 있다. 주부 김모(48)씨는 4년 전 딸의 결혼자금을 모으려 고등학교 동창들과 계(契)를 하다가 배신당해 돈을 날렸다. 김씨는 말할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 이윽고 ‘사람을 믿은 내가 잘못’이라고 자책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김씨는 사소한 거짓말이나 장난에 속았을 때도 불같이 화를 내며 모든 일을 의심한다. 최근 동생이 승진 기념으로 선물한 명품 가방을 받고 ‘고맙다’는 말 대신 “왜 내게 이렇게 큰 선물을 하느냐. 우리 내외의 재산은 너한테 말한 게 전부이며 숨겨 놓은 돈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악몽’도 자주 꾼다. 대학생 김모(23)씨는 1년 전 실수로 임신해서 낙태한 경험이 있다. 그 이후부터 김씨는 같은 내용의 악몽을 자주 꾼다. 김씨는 꿈속에서 임신을 한다. 하지만 뱃속에 검은색의 작은 아기가 들어 있어서, 임신하자마자 검은 아기가 새로 생긴 아이를 잡아먹는다.


사건 생긴 즉시 위로·안정 얻어야

어떤 사건이나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더라도 치유할 수 있다. 가족·친구·성직자 등 주변 사람들이 위로해 주면서 당사자가 안전하며 외롭지 않다고 느끼게 하면 된다. 후유증이 남지 않거나, 경미하게 남거나, 남더라도 곧 사라진다. 작은 트라우마일수록 극복할 가능성이 크며, 트라우마가 생긴 즉시 대처할수록 효과가 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이로인해 후유증이 생겨 일상생활을 괴롭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와 상담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제대로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지금 느끼고 있는 트라우마 감정이 공포심 때문에 생긴 것일 뿐, 실제로 위협이 되거나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깨달을 수 있다. 트라우마는 보통 무의식에 잠재돼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상담받으면서 지금 느끼는 증상과 비슷한 과거의 경험을 천천히 떠올리면 무의식 속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

트라우마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지금 이 감정이 왠지 옛날에 겪은 그 사건 때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경우다. 이럴 때는 사건에 의한 충격이 얼마나 심한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자가진단해 보자(<트라우마 자가진단표> 참조). 18개 항목별로 0점(전혀 문제가아님)에서 4점(아주 심함)의 단계로 점수를 매겨 총점의 평균을 내보자. 3점이상이면 트라우마일 수 있다.


	트라우마 자가진단표
트라우마 자가진단표

뇌에 ‘트라우마=안전한 일’로 재저장해 후유증 극복

트라우마를 알아냈는데도 후유증이 계속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찾아서 트라우마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면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트라우마라면, 성폭행 피해자 모임에 나가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트라우마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것이 정말 위험한것인지, 일상 생활을 못 할 정도로 슬프고 두려운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하게된다.

트라우마는 대부분 뇌의 편도체에 저장돼 있다. 편도체의 기능과 역할을 중재하는 게 전전두엽으로, 전전두엽이 활성되면 성찰·안정·지지 등의 효과가 난다. 편도가 기억하는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말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전전두엽이 활성화된다.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얻게 된다. 자신의 얘기를 하고, 타인의 얘기를 듣는 과정에서 ‘내 잘못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다’라고 인식하게 된다.


	EMDR 치료 후(왼쪽)와 치료 전(오른쪽)의 뇌 사진. 치료 전에는 전측두엽(화살표)이 주황색으로 매우 활성화돼 있는데, 치료 후에는 전측두엽 활성도가 떨어져 노란색으로 변해있다. EMDR치료 후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집중하는 정도와 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EMDR 치료 후(왼쪽)와 치료 전(오른쪽)의 뇌 사진. 치료 전에는 전측두엽(화살표)이 주황색으로 매우 활성화돼 있는데, 치료 후에는 전측두엽 활성도가 떨어져 노란색으로 변해있다. EMDR치료 후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집중하는 정도와 비율이 떨어진 것이다.(사진=헬스조선DB)
EMDR 치료도 도움이 된다. EMDR은 우리말로 ‘안구운동 민감 소실 및 재처리 요법’이라는 길고 어려운 명칭이다. 뇌에 저장된 트라우마를 끄집어내서 당시 상황이 다시 닥친 것처럼 만든 뒤 ‘그때 그런 일이 일어났어도 지금은 이렇게 살아있으니 안전하다’, ‘당시에는 어려서 힘이 없어 무서웠을지 몰라도 지금은 성인이 됐으니 그런 위험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는 식으로 안심하고, 다시 뇌에 저장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안심·안정을 느끼면서 안구를 왼쪽, 오른쪽으로 굴린다. 눈을 굴리면 좌반구, 우반구가 자극돼서, 편도에서 불러일으킨 기억이 재처리돼 트라우마에 안심·안정을 덧입혀 해마 등에 재저장된다. 혼자는 할 수 없고, 의사나 임상심리상담전문가 등이 도와야 한다. 노출 치료도 트라우마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트라우마 원인에 직접 맞서면서 점진적으로 두려움과 공포를 줄여 나가는 방법이다. 강아지에게 물린 트라우마가 있다면, 처음에는 뼈다귀 모양의 귀여운 애완견 간식을 쳐다본다. 뼈다귀 간식이 익숙해지고 공포심이 생기지 않게 되면 개집을 쳐다본다. 개집에 익숙해지면 ‘귀여운 강아지 사진 보기→길 건너편에서 애완견 바라보기→애완견 옆에 서보기’ 등의 순서로 애완견에게 익숙해지게 한다.


월간 헬스조선 8월호(110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 김하윤 기자 khy@chosun.com
도움말 김대호·박용천·최준호(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김준기(마음과마음 신경정신과 원장) 사진 헬스조선DB

 

 

기사출처: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8/19/2014081902559.html

 

이전글 (스크랩)행복한 성장으로 이끄는 정서지능의 힘 - I Like Myself
다음글 [스크랩] [정보] 화 참지 못하는 나.. `분노조절장애`일까 아닐까